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 범죄도시3(2023) 리뷰 [줄거리/캐릭터/연출]

by 지-잉 2025. 9. 22.
반응형

영화 범죄도시3 포스터

 

〈범죄도시3〉는 전작의 흥행을 이어 더욱 확장된 스케일과 현대적인 범죄 구조를 결합한 한국형 형사 액션 영화입니다. 마석도 형사(마동석)는 이번 편에서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 뻗은 마약 카르텔과 사이버 범죄 조직을 동시에 추적하며, 주먹 액션과 디지털 수사의 이중 구조 속에서 긴박한 추격전을 펼칩니다. 전통적인 형사 액션에 현대 범죄 양상이 더해지면서 더욱 흥미롭고 세련된 서사로 진화한 이 작품은, 여전히 시원한 타격감과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포기하지 않는 균형감 있는 상업영화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시리즈 특유의 통쾌한 정의 구현이 관객에게 묵직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마동석의 존재감은 이번에도 독보적입니다.

줄거리 요약 – 마약·사이버 범죄, 두 얼굴의 거대한 그림자

광역수사대의 강력계 형사 마석도는 새로운 팀으로 자리를 옮긴 뒤, 단순한 마약 폭행 사건으로 보였던 사건을 조사하면서 거대한 범죄 조직의 실체를 파악하게 됩니다. 첫 단서는 한 청년의 폭행 치사 사건. 피해자는 단순히 시비에 휘말린 줄 알았지만, 수사를 통해 마약 조직과의 연관성이 드러나고, 마석도는 국제 마약 유통 네트워크와의 연결 고리를 감지합니다.

수사의 중심에는 주성철(이준혁)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사이버 범죄를 기반으로 한 마약 유통의 키 플레이어로, 단순한 조폭이 아닌 IT 전문가 수준의 두뇌를 가진 전략가입니다. 경찰은 온라인 플랫폼과 암호화 기술을 이용한 정밀한 유통 구조에 혼란을 겪고, 마석도는 그의 행방을 쫓기 위해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수사 방식을 택합니다.

주성철 외에도 외국 용병 출신의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긴장감은 극으로 치닫습니다. 리키는 폭력성과 체격, 그리고 살기에 찬 눈빛으로 마석도와 정면 대결을 벌이는 핵심 악역이며, 각기 다른 성향의 악인들이 동시에 등장함으로써 극의 다층적인 긴장감이 형성됩니다. 사건은 서울 도심을 넘어 부산, 인천 등으로 확대되며 전국적 수사망이 펼쳐지고, 마석도는 다시 한번 주먹 하나로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나섭니다.

캐릭터와 액션 – 마석도의 진화, 악당들의 다면성

이번 3편에서 마석도는 단순히 범죄자를 ‘때려잡는’ 캐릭터에서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범죄의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그를 둘러싼 동료들과의 팀워크, 후배 형사들과의 호흡, 그리고 개인의 윤리적 갈등이 더욱 부각되며, 단순 액션 히어로가 아닌 ‘현대적 형사’로서의 면모를 드러냅니다. 마동석은 이번에도 강력한 주먹과 위트 넘치는 대사로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정서적인 디테일까지 소화합니다.

반면 주성철은 지능적 악당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그는 직접 싸우기보다는 사람을 조종하고, 디지털을 무기로 활용합니다. 폭력을 쾌락처럼 사용하는 전통적 조폭 이미지가 아닌, 고도로 계산된 범죄 설계자입니다. 이준혁은 기존 이미지와 다른 차가운 눈빛과 억제된 감정 연기로 캐릭터의 냉혹함을 설득력 있게 표현합니다.

리키는 반대의 극입니다. 대사가 거의 없이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등장할 때마다 ‘이번엔 누가 당할까’라는 공포감을 유발합니다. 액션 연출은 특히 실내 근접 전투에서 탁월하며, 리얼한 타격음과 실제 격투기의 동작을 활용해 몰입도를 높입니다. 마석도와의 일대일 격투는 단순한 주먹싸움을 넘어, 시리즈 전체에서 손꼽히는 클라이맥스로 평가받을 만합니다.

연출과 메시지 – 통쾌함 속 현실을 반영한 상업 영화의 성공 공식

〈범죄도시3〉는 장르의 전형성을 따르되, 그 안에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는 데 집중합니다. 단순 폭력 조직이 아닌, 사이버와 국제 마약 유통이라는 현대 범죄의 특성을 정면에서 다루면서도, 영화는 복잡한 구조에 휘둘리지 않고 시청자에게 직관적인 전개를 제공합니다.

감독은 빠른 컷 전환, 리듬감 있는 편집을 통해 1분 1초도 늘어지지 않는 전개를 유지하고, 주요 액션 장면은 인물의 감정과 사건의 핵심이 맞물리도록 배치합니다. 사무실, 도로, 창고, 폐건물 등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며, 카메라는 인물의 심리와 충돌을 따라다니는 듯 자연스럽게 움직입니다.

메시지 또한 간접적으로 사회를 비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마약 문제, 청소년 범죄 노출, 사이버 수사의 한계 등 실존하는 사회 문제를 배경에 두고 있으며, 단순한 ‘때려잡는 영화’가 아닌, 정의에 대한 시원한 판타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경각심도 함께 남깁니다. 관객은 웃고, 박수치고, 통쾌함을 느끼지만,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반응형